2013. 12. 3.

1만 시간의 법칙


지난 토요일에 방영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13회의 제목인 '1만 시간의 법칙'은, 나정(고아라 분)에 대한 칠봉이(유연석 분)의 끈기 있는 구애 그리고/또는 그의 야구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상징하고 있다.

ⓒ <응답하라 1994> 13회/tvN

최근 진행한 강의에서 이 '1만 시간'과 관련한 내용을 다룬 적이 있다. 계산을 해보니 하루 24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417일, 하루에 8시간 사용 시 1,250일(3.42년)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즉 최소 3년은 투자를 해 봐야 그 일의 향방을 알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모든 결과에는 3년이라는 절대 투입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수업 시 참고했던 부분을 적어본다. (그런데 과연 칠봉이는 언제까지 짝사랑을 계속 할 수 있을까?)


"All craftsmanship is founded on skill developed to a high degree. By one commonly used measure, about ten thousand hours of experience are required to produce a master carpenter or musician. Various studies show that as skill progresses, it becomes more problem-attuned, like the lab technician worrying about procedure, whereas people with primitive levels of skill struggle more exclusively on getting things to work. At its higher reaches, technique is no longer a mechanical activity; people can feel fully and think deeply what they are doing once they do it well. It is at the level of mastery, I will show, that ethical problems of craft appear...

어떤 분야든 장인의식은 고도로 숙달된 기능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공통적으로 쓰이는 척도가 하나 있는데, 마스터 목공이나 마스터 연주자의 기량에 도달하려면 1만 시간가량의 실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연구에서 밝혀진 바로는 기량이 늘어감에 따라 실험 절차를 고민하는 실험실 조교처럼 문제를 보는 눈이 다채로워진다. 반면 초보 수준의 기능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주로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해한다. 기능이 높은 단계에 도달해 일단 일이 원숙해지면, 자신이 하는 일을 느낌으로 알게 되고 일에 대한 생각도 깊어진다. 이렇게 높은 단계에서의 기술은 더 이상 기계적인 활동이 아니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바로 이 숙달된 경지에서 장인이 하는 일에 윤리적인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As mentioned at the outset of this book, ten thousand hours is a common touchstone for how long it takes to become an expert. In studies of "composers, basketball players*, fiction writers, ice skaters,... and master criminals," the psychologist Daniel Levitin remarks, "this number comes up again and again."** This seemingly huge time span represents how long researchers estimate it takes for complex skills to become so deeply ingrained that these become readily available, tacit knowledge. Putting the master criminal aside, this number is not really an enormity. The ten-thousand-hour rule translates into practicing three hours a day for ten years, which is indeed a common training span for young people in sports. The seven years of apprentice work in a medieval goldsmithy represents just under five hours of bench work each day, which accords with what is known of the workshops. The grueling conditions of a doctor's internship and residency can compress the ten thousand hours into three years or less.

... 1만 시간은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통상적인 기준이다. 심리학자인 대니얼 레비틴(Daniel Levitin)은 "작곡가, 농구선수*, 소설가, 빙상 스케이트 선수, 범죄의 대가를 연구해보면 이 1만 시간이란 숫자가 계속 등장한다"고 지적한다.** 1만 시간이라고 하면 얼른 생각하기에도 아주 길어 보인다. 이 숫자는 복잡한 기능을 언제라도 쓸 수 있도록 몸에 배게 하는(즉 암묵적 지식으로 체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연구자들이 추정한 결과다. 범죄의 대가를 빼고 말하면, 이 숫자가 정말로 엄청난 시간은 아니다. 매일 연습해서 10년 동안 1만 시간을 채운다고 하면, 하루 세 시간 꼴로 연습하는 게 된다. 10년은 젊은 운동선수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훈련 경력이다. 중세 때 금세공 일을 배우는 도제에 적용해보면, 견습 기간이 7년이었으니 매일 다섯 시간 좀 못 되게 의자에 붙어 앉아 일을 배웠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루 다섯 시간이면 흔히 알려진 작업장 전통과 잘 들어맞는다. 의과대학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의들의 진을 빼는 근무 조건에 적용해보자면, 3년 이내에 1만 시간을 채울 수 있다."


* 한국어판에 '야구선수'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수정하였다.

** Daniel Levitin, This Is Your Brain on Music (New York: Dutton, 2006), 193.



quoted from Richard Sennett, The Craftsman (London: Penguin Books, 2009), 20; 172. / 리처드 세넷 지음, 김홍식 옮김, 『장인』, 21세기북스, pp.45-46;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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