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

4월에 듣고 싶은 음악


'4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당연히 Deep Purple의 <April> 이다. 딥 퍼플의 가장 긴 곡으로 알려져 있는 <April>은 12분이 넘는 관계로 평소에는 팝 전문 라디오 방송에서조차 잘 틀어주지 않지만, 4월이 시작되는 날이면 꼭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올 해는 영화배우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어서인지, 유독 그에 관한 기사와 음악이 눈에 많이 띈다. 때맞춰 출간된 책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주성철 지음, 흐름출판)을 조만간에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오랜만에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꺼내 플레이어에 넣어 보았다. 다름 아닌 <총애 장국영>.


ⓒ 1995 Rock Records & Tapes Co., Ltd

1995(1996?)년에 개봉한 영화 <야반가성>을 극장에서 보고 난 후 구입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영웅본색> <천녀유혼> 등 1980년대 중반부터 그가 출연한 영화라면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보던 나로서는 "영화의 제왕 장국영이 가장 사랑하는 6편의 영화, 당신이 가장 총애할 가치가 있는 노래의 왕 장국영의 영화주제가 10곡"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앨범의 '득템'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OST를 구하기가 쉽지 않던 시절, 나는 비디오테이프를 틀고 그 옆에다 녹음기를 두고 직접 녹음을 해서 나만의 '영화 음악'을 제작하기도 했었다. 실제로 <영웅 본색> 시리즈 OST는 모두 다 그렇게 만들어서 들었다.

<야반가성>에서는 영화가 시작되고 한참이 지나야 장국영이 등장하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뒷모습으로 서있던 그가 돌아서서 처음으로 얼굴을 보여주던 순간이다. "꺄" "와" "하아" 등 각종 감탄과 환호성이 고요하던 극장 안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뒤이어 쏟아진 웃음소리까지 듣고 난 후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관객들은 '공인'된 장국영의 팬으로서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일종의 침묵 속 연대감이랄까? 나는 이 앨범에 포함된 10곡 중 영화 <풍월>의 주제곡인 <A Thousand Dreams of You> 가사를 외워 따라 부르며 내 호출기에 녹음해 두기까지 했었다.

재생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가 정겹고 아리다.

사람들 속에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네
피곤한 내 마음 잃어버린 내 사랑
인생은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
낮에 가볍게 만났다가
밤에 가벼운 포옹을 하네
나의 마음은 외롭고 적막해
나의 사랑은 길을 잃은 듯
기댈 곳 없이 헤매네.
어두운 밤 난 일종의 감동을 찾아 헤매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내 사랑이야 어찌되는 아무도 상관 않지
나의 꿈이야 어찌되는 기댈 곳조차 없네
어두운 밤 난 일종의 감동을 찾아 헤매네.
언제 만나고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인생

- 영화 <아비정전> 주제곡, '아비정전, 인생은 어디로 가는 걸까?'

Wish you peace and happiness in heaven, Leslie Ch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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